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과 아르마니(Armani)가 노동자 착취 의혹으로 이탈리아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탈리아 현지 매체 ANSA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공정거래위원회(AGCM)는 두 회사의 계약업체에서 고용된 노동자들이 적정 임금을 받지 못하거나,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해 일하는 등 부적절한 근무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AGCM은 성명을 통해 두 회사의 하청업체가 노동자를 착취해 제품을 생산하고, 이를 통해 장인 정신과 우수한 품질을 홍보한 것은 소비자 기만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금융 경찰과 함께 이탈리아에 있는 두 회사의 사업장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아르마니 그룹은 당국의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할 것이며, 혐의가 타당하지 않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조사가 끝난 후 긍정적인 결과를 확신한다고 전했습니다.
밀라노 법원은 지난달 10일, 프랑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디올 이탈리아 지사의 가방 제조업체에 대해 1년간 사법행정관 감독을 받으라고 명령했습니다. 디올은 LVMH의 대표적인 패션 브랜드 중 하나로, 하청업체가 불법 중국인 체류자를 고용해 24시간 공장을 가동하면서 노동 착취를 방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방의 원가는 약 8만원이었으나, 디올 매장에서 384만원에 판매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아르마니 역시 비슷한 문제로 조사 중입니다. 아르마니 하청업체는 10시간 일한 노동자에게 2∼3유로(약 3000∼4000원)를 주고 가방을 만들어 이를 아르마니 공급업체에 93유로(약 14만원)에 판매했습니다. 이후 이 가방은 아르마니 매장에서 1800유로(약 267만원)에 판매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탈리아 당국은 두 기업의 노동법 위반 여부뿐만 아니라, 마케팅 및 판매 과정에서 소비자보호법을 위반한 사례도 조사할 계획입니다. 특히, 두 회사가 노동자를 착취해 저렴하게 생산한 제품을 고가에 판매하면서 장인 정신과 우수한 품질을 내세운 것은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의 다섯 자녀 중 넷째인 프레데릭 아르노가 대표로 있는 LVMH 지주회사 피낭시에르 아가슈는 크리스찬 디올 지분 96%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배경 속에서, 디올과 아르마니의 노동 착취 의혹은 더욱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당국은 두 회사의 노동법 위반 및 소비자보호법 위반 여부를 철저히 조사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두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성 및 개선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번 사건은 명품 브랜드들이 고가의 제품을 판매하면서도 그 뒤에 숨겨진 노동 착취 문제를 다시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소비자들은 이제 제품의 품질뿐만 아니라, 그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도 윤리적인 기준이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명품 브랜드들이 이러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제품 생산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공정한 대우를 보장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는 단순히 법적 문제를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앞으로도 디올과 아르마니를 비롯한 명품 브랜드들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 그리고 이탈리아 당국의 조사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기업들은 투명한 경영과 윤리적인 생산 과정을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 이 글은 이탈리아 현지 매체 ANSA통신의 내용을 기반으로 보다 깔끔하게 정리해서 올린 글입니다.